[범용기 제4권] (29) 主人(주인)과 主役(주역) - 진리에 사는 사람
[범용기 제4권] (29) 主人(주인)과 主役(주역) - 진리에 사는 사람
우리가 말하는 것이 진실인가?
진실이긴 하지만 말했자 효력이 없을테니 말하지 말자는 것이 진실인가?
전자는 원리적인 진실이고,
후자는 효능적인 진실이랄까?
그래서 예언자들이 외쳤고 참패자같이 죽었다. 그는 눅음에 진실을 심고 부활을 기다렸다.
오늘 -
우리는 남한의 “바알” 제단에 “아니다”하고 외친다. 교회는 “진리”에 순(殉)하라고 외친다. 남북의 국토분단은 강대국들의 침략이라고 외친다.
“네가 외친다고 우리가 물러날줄 아느냐?”
그러나 “침략”은 자유도, 정의도, 사랑도 아니니 “진리”랄 수 없다. 그래서 “진실”은 여전히 “아니다”하고 외친다.
“그게 ‘아니’란 것을 누가 모르나?”
“그대가 잠잠해도 우리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잠잠하면 ‘바알’ 신은 비계낀 배를 만지며 트림하고 악마는 공소한다. 그래서 “말락”(멜렉 즉 “왕”이란 뜻의 “우상”)의 불붙는 제단에는 어린애가 산채로 공양된다. 안타까운 부모들은 불테두리를 춤추며 돈다. 차마 볼 수 없어서 그러는 것이지 즐거워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도 있겠지. 경제도 성장한다잖나! 꿀벌이 꽃에서 꿀을 빨아가지만 화분을 매개하지 않나! 인권유린이 인권운동을 일으키지 않나! 불의가 정의를 자극하지 않나.
그렇다. 그러나 그것은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다.
차마 그대로 버려둘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혜를 보이시는 것 뿐이다.
[197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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